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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탠퍼드대 학생신문인 스탠퍼드 데일리 홈페이지 화면(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스탠퍼드데일리, flickr
미국 스탠퍼드대 학생신문이 팔레스타인 지지나 이스라엘 비판을 이유로 유학생들을 추방하려 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에 맞서 제기한 소송에서 승소했다. 연방 법원은 정부가 정치적 견해를 근거로 학생 비자를 취소하거나 추방 절차를 밟는 것은 헌법상 표현의 자유 침해라고 밝혔다.
미국 블룸버그와 독립언론 데모크라시나우 등 외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북부연방지법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스탠퍼드대 학생 신문인 ‘스탠퍼드 데일리’와 재학생이 미 국토안보부가 이민국적법(INA)를 위헌적으로 사용해 헌법상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노엘 와이즈 판사는 연방 정부가 수정헌법 1조와 제5조를 모두 위반했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지지나 이스라엘 비판을 이유로 비시민권자의 비자를 취소하거나 추방하는 일은 수정헌법 1조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관련 이민법 조항 역시 지나치게 모호해 수정헌법 5조의 적법 절차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정부가 이 같은 학생비자 취소를 무효라고 판결했다.
와이즈 판사는 판결문에서 “미국에서 정부와 지도자를 비판할 자유를 포함한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취약성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강점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시민이든 비시민이든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스스로 검열하고 ‘얌전히 행동해야’ 하거나 정부의 보복을 당해야 할 때, 그 강점은 약화된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미국 대학가에서 친팔레스타인·반전 시위에 나섰다가 유학생들이 이민세관집행국(ICE)에 의해 연행돼 구금되고, 국무부에 의해 체류 비자가 취소된 상황에서 나왔다.
이번 소송은 학생 신문인 스탠퍼드 데일리가 제기했다. 스탠퍼드 데일리 측은 트럼프의 조치 결과 학생 비자로 입국한 일부 기자들이 추방을 두려워하며 친팔레스타인 시위 취재나 이스라엘 관련 주제 보도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또한 학생 기자들이 해당 주제에 대한 기사들을 신문 웹사이트에서 삭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도 했다.
스탠퍼드 데일리 편집장인 조지 포르테우스는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의 독립언론 ‘데모크라시나우’와 인터뷰에서 “뉴스룸 내 외국인 직원들과 캠퍼스 전반의 외국인들, 즉 재학생과 졸업생, 동문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는 뤼메이사 외즈튀르크에게 일어난 일 때문에 진심으로 두려워한다는 것이었다”고 했다. 뤼메이사 외즈튀르크는 터프츠대학교 대학원생으로, 학생 신문에 이스라엘에 대한 투자 철회를 요구하는 기고문을 집필한 뒤 이민세관집핵국(ICE)에 체포돼 구금됐다.
포르데우스 편집장은 이번 승소를 두고 “이번 일은 연대에 관한 것이기도 했고, 우리의 일을 계속하고 뉴스를 보도해야 하는 현실적인 필요성에 관한 것이기도 했다”며 “(이번 사건은) 모든 것이 평범한 사람들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학생들은 시민의 자유와 헌법적 권리 측면에서 현 행정부가 저지른 일에 맞설 수 있는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스탠퍼드 데일리를 법률대리한 ‘개인 권리 및 표현의 자유 재단(FIRE)’의 윌 크릴리 법률 이사는 “현 행정부가 취하는 수정헌법 1조에 대한 무분별한 침해는 조지와 스탠퍼드 데일리의 동료들과 같은 사람들이 두려움을 느끼고 두 번 생각하게 만들고, 뉴스 보도나 논평 기사에 자신의 이름이 나오지 않도록 요청하게 만들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크릴리 이사는 이어 “1800년 토머스 제퍼슨은 취임 연설에서 이 나라에선 외국인 및 선동법에 대응해 국가 해체를 주장하는 사람들조차도 수정헌법 1조에 따른 표현의 자유를 보호받을 권리가 있음을 분명히 밝혔다”며 “미국은 전 세계 사람들이 한밤중에 불쑥 찾아오는 불청객이나 복면을 쓴 연방 요원에게 끌려갈 걱정 없이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다는 것의 의미를 배울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