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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백악관 홈페이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언론 탄압으로 미국 주요 방송사들이 집단 취재 거부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단순히 보도가 마음에 안 든다며 CNN·MSNow·폴리티코의 백악관 출입을 금지하자 주요 방송사들이 영상 취재를 중단한 것이다.
CNN·ABC·CBS·NBC·폭스뉴스 등 미국의 유력 방송사가 소속된 백악관 방송공동취재단은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부터 트럼프 대통령을 대상으로 한 풀영상 취재를 중단했다. 백악관이 CNN·MSNow·폴리티코의 출입을 금지하자 공동 대응에 나선 것이다.
발단은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행동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자신의 SNS에서 CNN·MSNow·폴리티코가 의도적으로 부정적인 기사를 내고 있다며 취재 금지를 선언했고, 다음 날 백악관으로 출근한 세 언론사 기자들의 출입증을 압수했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특별한 이유 없이 세 언론사를 지목해 백악관 출입을 금지했다는 점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지난 20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MSNow가 행정부를 비판하는 방송을 보자 격분했으며, 몇 시간 뒤 언론사 출입 금지 결정을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언론의 자유를 공격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암처럼 번진 가짜뉴스를 공격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백악관 방송공동취재단이 공동 대응에 나선 것이다.
뉴욕타임스의 지난 21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진행한 대통령 전용헬기 이착륙장 준공식은 취재 거부로 언론사 영상 촬영 없이 진행됐다. 22일부터 열리는 UN총회 연설과 시진핑 주석 방미 등 국제행사에 대해서도 공동취재가 이뤄지지 않는다. 백악관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트럼프 TV’를 출범하겠다고 밝혔다.
신문사·뉴스통신사 등도 백악관 비판에 나섰다. AP통신은 “어떤 언론사도 보도 때문에 정부로부터 보복당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으며 뉴욕타임스·워싱턴포스트 역시 성명을 통해 백악관의 조치가 언론자유 침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 앵커인 재키 하인리히 백악관 출입기자협회 회장은 “수정헌법은 대통령이 언론사 보도를 좋아하는지에 따라 달라지는 게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CNN·MSNow·폴리티코는 백악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 언론사는 공동 성명에서 “백악관은 사전 통보나 절차 없이, 단지 보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취재 자격을 박탈했다. 이런 상황이 방치된다면 언론의 자유라는 헌법적 가치와 국민의 권리가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이들 언론사는 소장에서 “헌법은 대통령이나 정부기관이 단순히 보도 내용이 불만이라는 이유로 수정헌법에 보장된 언론자유 권리를 박탈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언론인보호위원회(Committee to Protect Journalists)는 트럼프 행정부의 언론사 출입 금지 조치에 대해 “명백한 위헌”이라며 법원이 언론사 손을 들어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언론인보호위원회는 “지금 우리는 민주주의의 퇴보를 목격하고 있다”며 “백악관은 언론인을 침묵시키기 위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행정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컬럼비아대학교 부설 컬럼비아저널리즘리뷰도 “소송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핵심을 놓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언론기관과 적대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지층에게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했다.
포인터재단은 지난 21일 “이 나라의 대통령은 단지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는 보도를 한다는 이유만으로 언론 매체의 출입을 금지하기로 거리낌 없이 결정한다”며 “충격적인 것은 백악관 내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의 자유를 공격하는 것을 만류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