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4 G LITTLE RIVER TNPK ANNANDALE, VA 22003       703-750-2287 / 703477-1010 / HELP@K-AES.COM 

2026년 10월 16일

최신 오피니언 기사

트럼프 2기 행정부 왜 사임·해임 등으로 여성들만 사라지나

[워싱턴=AP/뉴시스]지난해 3월 24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그리스 독립기념일 축사 리셉션에서 킴벌리 길포일 당시 주그리스 미국대사 후보자 연설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소짓고 있다. 2026.10.15.

지난해 3월 24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그리스 독립기념일 축사 리셉션에서 킴벌리 길포일 당시 주그리스 미국대사 후보자 연설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소짓고 있다. 2026.10.15.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자신의 두 번째 임기의 각료 중 여성들이 8명으로 어느 행정부보다 많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2년이 채 안되는 기간 여성 각료의 수는 절반으로 줄었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 킴벌리 길포일 그리스 주재 대사의 사임을 계기로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트럼프 2기에서 사임하는 사람들은 여성 공직자들”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에서 사라진 여성들’을 조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8명의 여성 각료 중 사임하거나 해임된 인물은 팸 본디 법무장관, 로리 차베스-데레머 노동부 장관, 크리스티 L. 놈 국토안보부 장관, 그리고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장 등이다. 이들을 모두 남성으로 교체됐다.
이제 남은 사람을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켈리 뢰퍼 중소기업부, 란다 맥마흔 교육부, 브룩 레슬리 롤린스 농업부 장관 등이다. NYT는 트럼프 2기 각료 중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논란을 더 많이 일으켜서 교체된 것 같지는 않다며 오히려 남성들이 반복적으로 비판을 받고 더 해임 요구에 직면해 왔다고 전했다. 캐시 파텔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과도한 음주, 여자친구 보호를 위해 SWAT팀을 투입하고 정부 소유 항공기를 사적으로 사용한 것 등이 의혹으로 제시됐다. 하워드 루트닉 상무장관은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이 소유한 개인 섬을 방문한 사람들 중 한 명으로 이름이 올랐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개인 메시지 앱을 통해 비밀 전쟁 계획을 누설했다는 의혹을 받았다.해당 문자 메시지 대화에 민간인인 기자를 초대한 마이크 월츠 국가안보보좌관이 징계를 받았으나 유엔 대사로 자리를 옮기는데 그쳤다.
레이건 시대 이후 대통령 행정부의 다양성을 추적해 온 브루킹스 연구소 비상주 연구원 캐서린 던 텐파스는 한쪽 성별만 집중적으로 떠나는 현상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다수의 여성을 임명했다. 와일스는 장관급 직책인 비서실장에 오른 최초의 여성이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해 28세로 최연소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3월 26일 여성 역사의 달(Women’s History Month) 기념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나라 역사상 어떤 공화당 대통령보다 내각에 더 많은 여성이 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NYT는 많은 경우 사임한 여성 공무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일종의 충성도 시험에 실패한 것으로 보였다고 평가했다. 본디 전 장관은 엡스타인 파일 공개 처리 방식과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했던 정적들에 대한 보복 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았다.
개버드 전 국장은 병든 남편을 간호하기 위해 사임했다고 발표했으나 백악관과의 관계가 경색된 가운데 나왔고 특히 트럼프와 이란 전쟁에 대해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비판자들 중 일부조차도 여성 각료들의 사임을 반겼지만 그들이 보기에 명백한 이중 잣대라고 지적했다.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하원의원(민주·뉴욕)은 본디와 놈 전 장관의 사임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여성 장관만 해고할 수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재스민 크로켓 하원의원(민주·텍사스)은 소셜미디어 게시물에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다음 희생양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크로켓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태에 대해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한다”며 “그는 무능한 남성들보다 무능한 여성들을 훨씬 더 빨리 내팽개칠 것”이라고 썼다.

"원룸 월세 내면 월급 통장 텅텅"… 분노한 유럽 청년들 거리로 나섰다

지난 3일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에서 청년들이 살인적 월세 등 고질적인 주거난을 규탄하는 시위에 나섰다. 한 여성 참가자가 “집 구합니다. 콩팥 팝니다”라는 문구를 적은 손팻말을 흔들며 극한에 몰린 처지를 호소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지난 3일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에서 청년들이 살인적 월세 등 고질적인 주거난을 규탄하는 시위에 나섰다. 한 여성 참가자가 “집 구합니다. 콩팥 팝니다”라는 문구를 적은 손팻말을 흔들며 극한에 몰린 처지를 호소하고 있다.

지난 13일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 중앙의 푸에르타 델 솔 광장에서는 주택난에 항의하는 시위가 17일째 계속됐다. 파란 텐트를 설치한 수천 명의 시위대는 노숙을 하며 정부가 임대료 규제 대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월세 납부를 집단적으로 거부하는 ‘월세 파업’을 전개하겠다고 선언했다. 최근 스페인뿐만 아니라 프랑스·포르투갈 등 유럽국에서 주택난으로 인한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아직 경제적 기반을 갖추지 못해 자립력이 약한 청년들이 살인적인 월세로 인한 피해 당사자가 되면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때 세계를 호령했지만 고질적인 경제난으로 늙고 병들었다는 평가는 받는 유럽이 월세 등 주거난으로 인한 수렁에 빠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高월세 직격탄 맞은 유럽 청년층
AP 등에 따르면 스페인 주택난 항의 시위를 주도하는 2030 세입자들은 정부에 ‘월세 50% 인하’ ‘임대료 상한제 도입’ 등을 요구하고 있다. 스페인 청년위원회(CJE)에 따르면 16~29세 스페인 청년 노동자의 평균 세후 월급은 약 1190유로(약 176만원)인데, 월세는 약 1176유로(대도시 기준)로 월급 대비 평균 월세 비율이 98.7% 수준이다. 15~16세기 세계 최고의 해양 패권을 토대로 황금기를 누린 포르투갈도 주택난으로 신음하고 있다. 지난 10일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에서도 청년 수만 명이 주택난을 해결해 달라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더 이상 이렇게 살 수는 없다” “50세가 되기 전에 부모님 집에서 나오고 싶다”는 플래카드를 들었다.
현재 매체에 따르면 포르투갈 시내 월세는 2015년에 비해 200~240% 올랐고, 올 2분기 포르투갈 20개 도시 기준으로 집을 임대하는 데 필요한 소득 대비 월세 비율은 82%에 달했다.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모여드는 대도시 리스본에서는 소득 대비 월세 비율이 80%, 파루는 월급을 넘어선 101%에 달한다. 모두 유럽연합(EU)에서 권장하는 건전한 주거비 지출 한도(소득의 30%)를 훌쩍 넘는 수준이다. 
프랑스 파리 시내 15~20㎡(약 4.5~6평) 크기의 초소형 원룸 평균 월세는 1300~1500유로(약 190만~220만원) 수준인데, 이는 파리 사회초년생 평균 세후 소득의 77% 정도다. 런던에 거주하는 대졸 청년의 세후 평균 소득 대비 월세 비율은 약 97% 수준이며, 아일랜드 더블린에서는 대도시의 월세 폭등 현상으로 사회 초년생의 월급 대비 월세 비율이 80%에 달한다는 통계가 나왔다. 동유럽 폴란드에서는 15~29세 청년의 41%가, 불가리아에는 52.8%가 좁은 셰어하우스에서 함께 살거나 단칸방 등에 거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래픽=백형선


◇길거리로 내몰리고 무료 급식소 전전
높은 월세는 실질적인 가처분 소득을 줄이며 의식주 등 기본적인 생활 조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스페인 현지 엘파이스는 청년들이 식비를 가장 먼저 줄이고 있다고 전했다. 청년 세입자 중에는 유통 기한 임박 상품만 구매하거나, 식사를 하루 한두 끼로 줄여 생활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등 대도시 일부에서는 임대료 지출 이후 남는 돈이 월 100~200유로(약 15~30만원)에 불과한 사회 초년생들이 구호 단체에서 운영하는 무료 급식소를 찾고 있다. 100유로 안팎의 치과 치료를 받지 못해 진통제를 복용하며 버티고, 계절에 맞는 옷이나 신발을 새로 구매하는 지출을 완전히 중단한 비율도 30%가 넘는다. 아예 독립을 포기하고 부모 집에 얹혀사는 비율도 85.5%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국립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런던 원룸의 평균 월세는 1898파운드 (약 340만 원)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런던 세입자 협회에 따르면 월세가 오르면서 청년 세입자의 30% 이상이 식비와 공과금을 줄이는 ‘주거 빈곤’ 상태이며, 세입자 4명 중 1명이 월세를 맞추기 위해 끼니를 거르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정부가 2026년 긴축 예산안을 단행하면서 청년들의 생명줄이었던 주거 보조금이 사실상 동결·삭감됐다. 프랑스 현지 구호 단체에 따르면 학생 및 20대 청년 노동자 최소 수만 명이 월세를 감당하지 못해 자동차나 텐트에서 살거나, 24시간 패스트푸드점 등을 전전하는 ‘숨겨진 노숙’을 하고 있다. 프랑스 전체에서 집이 없거나, 차량, 텐트, 과밀 거주 등 극도로 열악한 환경에 놓인 인구는 약 420만명으로 조사됐다. 식량 및 긴급 구호를 받는 전체 인구 중 약 50%가 26세 미만 청년층이다.

◇부동산 규제가 불러온 역풍
월세가 갑자기 오른 이유는 국가마다 제각각이지만 정부의 무리한 개입이 공통 원인으로 지적된다. 스페인의 경우 정부의 규제 압박에 부담을 느낀 집주인들이 매물을 상업용 혹은 단기 임대로 전환하면서 청년 월세가 급격히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프랑스 파리는 ‘월세가 밀려도 겨울철엔 퇴거시킬 수 없다’는 등 강력한 세입자 보호법이 역풍을 맞았다. 집주인들이 차라리 임차인을 받지 않게 되면서, 전체 주택의 20%에 달하는 약 27만 채가 공실 혹은 보조 주택으로 남아 있다. 영국에서는 정부가 2020년까지 집주인들에게 점차 세금을 올리는 정책을 펴면서, 임대 시장에서 이탈하는 집주인이 많아졌다. 세입자를 받는 대신 상업용으로 활용하거나 매각해 버리자, 월세 공급이 수개월 만에 수십 퍼센트 급감했다. 공공 주택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도 월세를 끌어올리는 이유로 꼽힌다. 스페인의 경우, 전체 주택 중 공공 주택 비율이 약 1.7%이고, 포르투갈의 경우도 2% 미만 수준이다.

트럼프 ‘에너지 휴전’ 후폭풍 속 침묵하는 푸틴…왜?

지난 2025년 8월 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의 엘먼도프-리처드슨 합동기지에 도착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맞이하고 있다. Gettyimages/이매진스

지난 2025년 8월 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의 엘먼도프-리처드슨 합동기지에 도착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맞이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에너지 휴전’을 발표한 뒤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처음 듣는 내용”이라고 밝혔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침묵 중이다. 현 상황이 자국에 유리하다는 판단 아래 ‘전략적 침묵’을 지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러시아 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에너지 휴전 합의 발표 이후 명시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2일(현지시간) 기자들이 이 합의에 대해 묻자 “(러시아와 미국 간) 접촉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그러면서 “발표할 내용이 생기면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에너지 휴전에 대한 직접 언급을 자제하고 모호성을 유지한 답변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1일 러·우 간 즉각 발효되는 에너지 휴전 합의가 이뤄졌다고 발표한 직후부터 실제 합의 여부와 논의 당사자 등을 두고 혼란이 발생했다. 이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통화해 러시아산 경유 거래에 합의했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나왔다. 이 때문에 두 정상의 대화에서 양측이 정유시설 공격을 멈추는 안이 언급됐을 가능성에 관심이 쏠렸으나, 러시아 측은 부인도 시인도 하지 않은 상태다.러시아는 다만 우크라이나의 60일 휴전 제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확인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우크라이나가 선거를 실시할 수 있도록 공격을 중단하는 것은 하루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침묵에는 이번 국면이 자국에 유리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영국 BBC는 “모스크바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가 러시아가 아니라 우크라이나의 행동을 제약한다고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둘러 공격 중단을 수용하기보다 이 합의가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대응을 얼마나 제한하는지 살피면서 활용하려는 전략일 수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 내부에서도 이번 에너지 휴전 발표를 “트럼프의 선물”로 표현하며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의견이 나왔다. 정치 논평가 드미트리 포포프는 친정부 매체 모스콥스키 콤소몰레츠(MK)에 게재한 칼럼에서 에너지 시설에 대한 상호 공격 중단은 “사실상 우리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합의”라며 “러시아에서 누구도 이를 공식적으로 거부하지 않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마지막 정유시설은 이미 여러 차례 공격을 받아 거의 가동되지 않는 반면, 러시아에는 다수의 정유시설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슬리퍼 신은 괴짜 아니다”… 이란 등에 업고 ‘괴물’된 후티

예멘 사나에서 지난 7일(현지시간) 병력을 모집 중인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이 총을 들어올리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후티 반군은 10여년간의 실전 경험을 통해 더욱 강력해졌다. EPA연합뉴스

예멘 사나에서 지난 7일(현지시간) 병력을 모집 중인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이 총을 들어올리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후티 반군은 10여년간의 실전 경험을 통해 더욱 강력해졌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연일 맹폭하는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이 중동의 강력한 반군 무장세력으로 떠올랐다. 이란의 지원을 바탕으로 기술을 개발한 후티는 자체 무기를 생산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전문가들은 후티가 실전 경험까지 풍부해지면서 제압하기 더욱 어려워졌다고 분석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현지시간) 후티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레바논 헤즈볼라가 제공한 전문지식과 훈련을 바탕으로 군사 역량을 강화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파레아 알 무슬리미는 “모두가 후티의 군사력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그들은 그저 슬리퍼를 신은 괴짜들이 아니다”고 FT에 말했다. 이어 “후티는 지난 10년간 이란의 지원을 받아 군사력을 구축하고 자체 무기를 생산해 왔다”며 “10년 전 자신들이 무기를 수입하던 이들에게 지금은 무기를 제조해 공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990년대 등장한 후티는 2014년 예멘 수도 사나를 점령하며 군사적 기반을 다졌다. 수도 점령을 통해 예멘 정규군의 탄도미사일과 해군 대함 무기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보 컨설팅 업체 ‘바샤 리포트’의 모하메드 알 바샤는 “그들(후티)은 무에서 시작하지 않고 이미 기반이 마련돼 있었다”며 “지금의 후티는 자체 제작한 유리섬유와 중국에서 수입한 부품 등을 활용해 공격용 드론을 독자적으로 제조할 수 있게 됐다”고 FT에 말했다. 사우디는 무기 구매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도 구조적 한계를 뛰어넘지 못했다. 사우디는 지난해 국방비로 830억 달러(약 110조원)를 지출해 F-15, 유로파이터 등 전투기를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쿠데타 방지 중심의 군대와 왕실 보호 위주의 왕실경비대로 이원화된 조직의 벽을 넘지 못했다.
나타샤 린드스테트 에식스대학교 교수는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사우디는 군의 근본적인 취약점을 해결하는 것보다 무기 구매를 우선시해 왔다며 현 구조는 쿠데타를 막는 데 용이하지만 군사적 효율성은 낮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우디는 의사소통 부족으로 최근 10만명의 후티 집결 사실을 포착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란 전쟁 종식 없이 국면 전환은 어렵다고 전망한다. 특히 후티의 요구사항이 많아져 정치적 합의가 어렵다는 분석이다. 중동연구소의 사우디 전문가 F 그레고리 가우스는 “사우디 측에 유일한 해결책은 미국이 이란 전쟁 종전의 포괄적 합의 일환으로 후티의 적대행위 중단을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후티는 전날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킹칼리드 공항을 공습한 데 이어 15시간 만에 같은 공항을 공습해 추가로 1명이 사망했다. AP통신은 이틀간 공격으로 13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후티의 잇따른 공격에 엑손모빌, 토탈에너지, 쉘, BP 등 석유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리야드에서 개막한 세계석유협의회(WPC) 에너지 총회 참석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 리야드 공항 이틀 연속 피격…후티, 민간시설 노리는 이유는

▲11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언론국이 공개한 전날 사우디 수도 리야드 국제공항 피격 당시 영상에서 갈무리한 이미지. ⓒAFP=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 위치한 국제공항이 이틀 연속 이란 지원 예멘 후티 반군 공격을 받아 사상자가 발생했다. 상대적으로 미사일 재고가 부족한 후티 반군이 방어가 취약하지만 주목도는 높은 민간 시설 공격으로 전략적 효과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우디 민간항공청(GACA)은 12일(이하 현지시간) 성명을 내 전날 리야드 킹칼리드 국제공항을 겨냥한 공격으로 파키스탄인 1명이 사망하고 부상자 11명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공항은 10일에도 공격 대상이 돼 미국인을 포함해 13명이 사망하고 300명 이상이 다쳤다. 11일까지 5일간 네 차례나 공격 당한 이 공항은 10일 대규모 사상자 발생 뒤 운항을 중단했다. 민간항공청은 11일 사우디 동부 담맘 킹파드 국제공항도 공격 받았다고 밝혔다.
후티 반군이 배후를 자처했다. 후티 반군은 11일 성명을 내 킹칼리드 공항 및 킹파드 공항을 공격했고 이는 지난 24시간 동안 사우디가 예멘 곳곳에 124차례 공습을 감행한 데 대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잇단 민간시설 공격 및 민간인 사상자 발생을 막지 못하며 사우디 방공망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후티 반군의 군사력이 과소평가 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후티 반군은 2014년 9월 예멘 수도 사나를 점령하며 탄도미사일, 대함미사일을 포함한 예멘군 무기고를 물려 받아 군사적 기반을 갖춘 채로 시작했고 지난 10년간 이란 도움으로 군사 역량을 키우고 무기 자체 제작까지 시작했다는 것이다.  영국 런던에 기반을 둔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예멘 전문가 파레아 알무슬리미는 후티 반군이 지금껏 “슬리퍼 끌고 다니는 사람들” 정도로 치부돼 왔지만 이제 홍해 봉쇄로 “겨울철 난방비를 2~3배 올릴 수 있는” 세력으로 성장했다고 지적했다. 미 안보전문 컨설팅사 바샤리포트 설립자 모하메드 알바샤는 후티 반군이 현지 생산 유리섬유와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된 부품을 활용해 대표적 공격용 무인기(드론) ‘사마드’를 자체제작할 수 있게 됐다고 짚었다. 다만 더 복잡한 탄도미사일, 순항미사일은 여전히 이란 부품과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후티 반군은 극초음속 미사일이라고 주장되는 사거리 2000킬로미터(km) 탄도미사일 ‘팔레스타인 2’, 이란 가드르 미사일을 이름만 바꿔 활용하는 것으로 보이는 사거리 1350~1950킬로미터 탄도미사일 ‘투판’, 장거리 대함 탄도미사일 ‘아세프’. 순항미사일 ‘쿠드스’ 등 다수의 미사일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후티 반군이 보유한 미사일 규모는 알려지지 않아 국내에서 예멘 정부군과 싸우는 동시에 사우디를 계속 공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도 나온다. 킹칼리드 공항 등 상대적으로 방어력이 약하고 주목도는 높은 민간 목표물에 집중하는 게 관련 방증일 수 있다는 것이다. 안보정책·국방 분석가 볼프강 푸슈타이는 카타르 알자지라 방송에 후티 반군이 보유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수가 얼마 남지 않았을 거라고 추측했다. 따라서 사우디가 하는 것과 같이 표적들에 다수 미사일과 무인기를 발사하는 포화 공격을 할 수 없어, 민간 시설을 상대로 단일 미사일을 집중 발사해 “민간 항공 교통 마비 등 전략적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우디 국토 규모를 고려할 때 방공망이 뚫렸다는 평가는 너무 이르다는 의견도 나왔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전쟁학 선임연구원 나와프 오바이드는 알자지라에 “아무리 다층적 방공 체계를 구축하더라도 항상 한 개 정도는 뚫고 들어온다”고 봤다. <로이터> 통신을 보면 예멘 정부군을 지원하는 사우디 주도 연합군은 리야드 킹칼리드 공항 4터미널이 정체불명 발사체에 피격됐지만 공항 근처에서 순항미사일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동부 지역에서도 무인기가 요격돼 파괴됐다고 했다. 푸슈타이는 기존 사우디 방공망은 주로 이란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이제 이러한 방어 체계 일부가 예멘을 향해 재배치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AP> 통신은 분쟁전문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 예멘 담당 선임분석가 아흐메드 나기가 “사우디 주요 기반 시설에 대한 공격은 사우디를 물러나게 하기보단 공세를 지속하겠다는 결의를 굳힐 수 있다”며 후티 반군의 압박 전술이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상황이 지속되면 ‘잃을 게 많은’ 사우디가 ‘잃을 게 없는’ 후티 반군에 비해 불리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공항 공격은 당장 11일 리야드에서 개막한 세계석유협의회(WPC) 에너지 회의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사우디는 회의를 강행했지만 <파이낸셜타임스>는 엑손모빌, 토탈에너지스, 쉘, BP 등 주요 에너지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불참을 결정했다고 사안에 정통한 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신문은 BP가 논평을 통해 “교통 차질”로 인해 참석이 불발됐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엑손모빌, 토탈에너지스는 즉각 답변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는 후티 반군이 “사우디를 고립된 석유 의존국에서 사업 및 관광의 세계적 중심지로 탈바꿈하고 싶어 하는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야망에 정면으로 도전했다”고 지적했다. 후티 반군은 가난한 지역을 통치하는 자신들에게 사우디가 가할 수 있는 피해보다 자신들이 사우디에 입힐 수 있는 피해가 더 크다고 보고 있다는 것이다.
미 워싱턴 중동연구소 사우디 전문가 F. 그레고리 가우스는 “리야드 공항에 대한 공격은 사우디에 투자하려던 이들을 재고하게 할 수 있다”며 “사우디에게 있어 유일한 현실적 해결책은 이란-미국 간 전쟁이 끝나고 합의의 일환으로 미국이 이란에 후티 반군이 공격을 끝내도록 하는 약속을 받는 것”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사우디 의견을 얼마나 경청할지는 불분명하다”고 짚었다.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에 직접 지원을 피해 왔지만 10일 미국 개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주목됐다.한편 11일 이란 관영 <IRNA> 통신을 보면 이란 안보수장 모흐센 레자이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미국이 전쟁 종식과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해 이란이 제시한 7가지 조건에 대한 답변을 보내왔지만 “불충분”했다며 “이들 조건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미국에 대한 호르무즈 해협 개방도, 협상도 없다”고 재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