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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3월 17일

미국인 48% “트럼프 때문에 휘발윳값 급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미국인의 절반 가까이가 미국·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휘발유 가격 급등 책임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있다고 생각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여론조사업체 모닝컨설트가 이번 주 미국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10명 중 8명은 최근 몇 주 사이 주유소 가격 변화를 감지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48%는 기름값 상승 원인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를 꼽았다. 석유 및 가스 회사(16%), 시장 논리와 석유수출국기구(OPEC)(13%), 조 바이든 전 대통령(11%) 등 다른 집단을 꼽은 응답자를 압도적으로 앞섰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기준 미국에서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6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이란 전쟁을 시작한 이후 20% 이상 상승한 수치이며, 그의 2기 임기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주유소 기름값은 12일 연속 상승했다. 미국에서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5달러가 임계치로 통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미국인의 47%는 미국의 이란 공격에 반대하며, 이들 중 63%는 휘발유 가격 상승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유가 흐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이란 핵 위협의 파괴가 끝나면 급격히 하락할 단기 유가는 미국과 세계, 안전과 평화를 위한 아주 작은 대가”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유가 급등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에 보험을 제공하거나 미국 해군을 동원해 유조선 호위에 나서겠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유조선 호위’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미국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이 아직 너무 위험하다며 추가 군사작전이 이뤄진 뒤 이달 말이 돼야 유조선 호위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기준 원유인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11일 전장 대비 4.6% 상승한 배럴당 87.25달러에 마감했다.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처음 공격한 이후 3분의 1 이상 올랐다. 캐피털 이코노미스트는 원유 가격이 현재 수준을 유지하면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2월의 전년 대비 2.4%에서 3월에는 2.9%로 급등할 것으로 추정했다.

“하와이행 이틀 만에 400달러 올라”···유가 따라 치솟는 항공료, 미 국내선 두 배 껑충

12일(현지시간) 미국 덴버 국제공항에서 강풍으로 인해 이륙 허가가 지연되자 유나이티드 항공기들이 활주로에 멈춰 서 있다. AP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미국 덴버 국제공항에서 강풍으로 인해 이륙 허가가 지연되자 유나이티드 항공기들이 활주로에 멈춰 서 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항공권 가격이 치솟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이날 미국의 주요 9개 항공사 가운데 스피릿항공의 국내선 편도 항공편 최저 공시가격은 193달러(약 28만8000원)로 전주 대비 2배 이상 올랐다. 유나이티드항공과 델타항공 등 다른 주요 항공사의 국내선 항공편 사전 예약 가격도 일주일 사이 15%에서 57%까지 상승했다. 특히 미국 내 노선 중에서도 북미 대륙을 가로지르는 대륙 횡단 항공편 요금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미국의 한 국내선 여행객은 “4월 하와이행 항공권을 예매한 지 이틀 만에 가격이 400달러(약 60만원)나 올랐다”며 “개전 초에 미리 티켓을 사둔 게 다행”이라고 말했다.
급등하는 유가로 모든 항공사가 같은 타격을 입은 것은 아니다. 유나이티드항공과 델타항공과 같이 연료 효율이 높은 항공기에 투자한 항공사의 상대적 피해가 작을 수 있지만, 노후한 항공기나 연료 효율성이 떨어지는 항공기에 의존하는 항공사는 유가에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유가 상승 여파로 미국 주요 항공사들의 주가는 지난달 28일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이날까지 종가 기준으로 10∼20% 하락했다. 투자회사 TD코웬은 주요 항공사들의 실적 목표치를 낮추면서 항공사들이 다음 주까지 자체 실적 전망(가이던스)을 수정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비싼 요금에도 불구하고 미 국내선 항공 수요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가격 부담이 큰 해외여행 대신 국내 여행에 수요가 몰리고 있는 데다, 미국 봄방학 대목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스피릿항공 측 대변인은 이달 말부터 내달 초까지 항공편 좌석 대부분이 매진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WSJ에 밝혔다. 유나이티드항공 최고경영자(CEO) 스콧 커비는 “과거와 달리 요즘 사람들은 이란 사태 같은 사건에 크게 반응하지 않는다”며 “유가가 급격히 오르면 항공료도 오르지만, 늘 그렇듯 연료값이 내려가면 항공료도 다시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